목포해양경찰서 전경

[호남뉴스라인 = 서은홍 기자] 목포해양경찰서가 김 양식장 피해 관련 어민 민원을 처리하는 데 5일이 걸려 “민생을 외면했다”는 비판이 제기됐다. 어민들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늦장 처리로 피해가 커졌다고 반발하고 있다.

전남 신안군 안좌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김 양식장 시설물 훼손 사건을 두고 목포해양경찰서가 민원을 접수하고도 5일간 사건 배정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. 피해 어민 측에 따르면, 이번 시설 훼손 피해는 1억5천만~2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. 영세 어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임에도 해경의 조치가 지연되면서 어민들은 “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”고 호소했다.

■ 야간에 미상 선박이 시설물 훼손…해경 “수사 검토 중”
사고는 지난달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 5시 사이, 해당 해역을 통과한 선박이 김 양식 시설물을 충돌해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. 피해 어민은 23일 오전 7시경 목포해경에 민원을 접수했고, 해경은 즉시 P정을 보내 현장 피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.

문제는 그 이후다. 해경은 사건 배당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 심의조차 5일이 지나도록 진행 중이라며, 피해 어민에게도 사건 배정 여부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.

어민 A씨는 “수확기가 코앞인데 수사는 시작도 안 하고 있다”며 “이런 방식은 민생을 대하는 기본 태도조차 없는 것”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.

전남 신안군 안좌면 해역 김 양식장 시설물 피해현장.(사진/어민 제공)

■ 담당 수사관 신분 미고지 논란…“기본 예의도 없어”
피해 어민 A씨는 며칠 만에 해경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, 담당자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 바람에 불쾌했다며 "기본 예의도 없다"고 주장했다. 또 언론업계에서 한 취재진이 사건 담당 부서와 연락하기 위해 목포해경 홍보실을 찾았으나, 홍보실에서 기본적인 응대조차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‘갑질’ 논란까지 확산되고 있다.

■ 양식장 특성상 조속한 수사 필수…“야간 도주 선박 추적 어려워”
해상 양식 시설의 경우, 선박이 고의 또는 부주의로 훼손 후 선박추적기 전원을 끄고 도주하면 추적이 어려운 특성이 있어 신속한 수사가 중요하다.

어민들은 “정황상 특정 시간대에 해당 구역을 지나간 선박을 조회해 수사해야 하는데, 며칠씩 지연되면 증거 확보가 더 어려워진다”고 우려했다.

■ 해경 “최근 여객선 사고 조사로 업무 지연 해명”
목포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취재진에 “최근 발생한 목포-제주 간 여객선 사고 조사 업무가 겹치며 민원 처리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”고 해명했다. 그러나 어민들은 “지연 사유가 납득되지 않는다”며, 집중 수확기를 앞두고 피해만 커지고 있다며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.